독도가 어디인가?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만 가면 보이는 외로운 섬이자 새들의 고향이 아닌가? 독도가 어떻게 생겼던가? 동도와 서도라는 화산섬과 수십 마리의 동물들이 차갑게 굳어 돌이 된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섬이 아닌가? 독도가 무엇인가? 천연기념물 336호이자 괭이 갈매기를 포함한 여러 멸종위기 생물들의 서식처가 아닌가?

 그렇다면 다시 묻겠다. 독도는 어디인가? 울릉도와 87km 떨어져 있으며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라는 행정지명을 가지고 있는 명백한 한국 땅임에도 일본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침을 흘리는 조그마한 섬이다. 그 침이 바다와 섞여 이제는 한국의 섬 독도까지 흘러들어오고 있다.

 지증왕 13년(512), 지금은 지하에서 웃고 있는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인 울릉도를 정벌하면서 독도도 함께 정복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서는 울릉도와 독도, 두 섬이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 날씨가 맑으면 바라볼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대한제국칙령 제 41호에서는 울릉도에서 독도를 관할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일본도 이를 인정했다. 그 일본은 고문서, 고지도에서는 모두 독도를 자기와는 상관없는 신경 쓸 필요 없는 땅으로 인식해오고 있었다. 이렇든 찾으면 찾을수록 쓰면 쓸수록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증거가 물 흐르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왜 일본은 이를 무시하면서까지 독도에 침을 바르려고 애를 쓰고 있을까?

 일본이 독도를 그토록 탐내는 이유는 첫째,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독도는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되어있으며 오랫동안 사람의 흔적이 전혀 닿은 적도 없었다. 그 덕에 여러 멸종위기 종들의 서식처로 알려져 있으며 새들이 쉬었다가는 휴식처 역할도 한다. 이것만 보아도 관광자원은 풍부하다. 게다가 독도 주위에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며 천혜의 어장을 형성하고 있다. 생선을 좋아하는 일본에게 이처럼 좋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그들의 입맛을 가장 당기는 게 있었으니 독도 주위에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라는 대체 에너지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 매장량의 가치를 따지자면 150조가 넘는 금액이라고 한다. 자원이 중요한 이 세계에서 관광, 식량, 에너지 이 세 박자를 고루 갖춘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운데 누가 탐내지 않겠는가? 둘째, 독도는 일본에게 역사적으로 환희의 섬이었다. 그들은 왜 독도에서 환호했을까? 그것은 19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알 수 있다. 일본은 러시아와의 무력충돌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러일전쟁이라 불리는 해전이다. 일본은 영국, 미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러시아와 대등한 싸움을 하고 있었는데 전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자 러시아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항복을 했는데 러시아가 항복을 한 곳이 바로 독도 인근의 해변이었다. 동아시아 최초로 유럽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항복을 받아낸 그 지점이 바로 독도였다. 동아시아사에서 생각해보자면 분명 중요한 사건이나 한국사에서 생각해보자면 비극의 시작이었다. 셋째, 일본이 독도를 차지하면 그 만큼의 영토가 늘어난다. 조그마한 땅을 하나 차지했을 뿐인데 영토가 왜 늘어나는가? 그렇다. 땅의 면적으로 보면 뭐가 늘어났는지 눈에 보이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주위의 바다와 하늘까지 모두 자신의 바다와 하늘이 된다. 일본이 독도를 차지하게 된다면 해양 영토가 넓어져 군사적으로도 유리할 수 있고 하늘 길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일본이 흘리는 침을 먼저 발견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우리는 그들을 독도 파수꾼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신라시대에 정벌한 독도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왔다 하지만 그때와 달라진 게 있었다면 해금정책과 공도정책을 시행했다는 것이다. 이 두 정책 모두 해양활동을 억압하는 정책이다. 그러자 일본 어민들이 울릉도와 독도근처에서 조업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본 한 조선인이 있었으니 안용복이라는 상인이었다. 그는 여러 어부들과 울릉도 인근에서 고기를 잡으려다 일본 어민들에게 납치되어 끌려갔는데 그는 일본에서 호키슈 태수와 담판을 벌여서 막부로부터 울릉도, 자산도가 조선령 이라는 서계를 받아냈다.

 안용복이 과거의 파수꾼이라면 비교적 최근의 파수꾼이 있는데 그가 원조 독도 파수꾼 독도의용수비대의 홍순칠이다. 광복이후 무관심으로 자칫하면 빼앗길 수 있었던 독도를 민간수비대를 만들어 지키던 분이다. 당시 일본은 독도에 찾아와서 표지판을 부수고 일본 표지판을 세우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한창때라 정부가 도와줄 수 없게 되자 홍순칠을 대장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독도의용수비대를 창설해 해경에게 독도수비를 넘겨주기까지 3년간 지켰다

 이렇듯 백날 말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해봤자 실천 한번으로 독도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독도 파수꾼들의 활약이었다. 우리 국민들 전체가 일어나서 일본에게 항의를 해도 꼼짝 않던 일본이 독도에 해양기지를 짓는다는 소리에 팔짝뛰며 항의를 한 사건이 최근에 있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다. 백번 일본을 원망하는 것보다 한번 움직이는 게 더 낫다. 언행일치言行一致 말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 주장을 하면 행동으로도 일치를 시켜야 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 나를 알고 적을 알면 이기지 못하는 것이 없다. 우리 역사를 알고 일본이 주장하는 왜곡의 의도를 꿰뚫어보고 비판하면 이기지 못할 수가 없다.

 일본은 아직도 아니면 영원히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것이다. 우리는 이 작지만 거대한 섬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독도를 수호할 수 있는 방법은 이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그 수가 줄게 해서는 안 된다. 일본은 계속 새로운 증거를 만들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교과서 왜곡이다. 그 교과서로 배운 아이들이 자라서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그러다가 안 되면 더 완벽한 내용으로 교과서를 또다시 조작하고…….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 대해서 간단하게 봐서는 안 될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지만 여기서 대입시키면 세 살부터 세뇌시키면 여든까지 철석같이 믿는다가 된다.

 마지막으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구려도 우리역사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다 지금은 거의 중국에게 뺏기지 않았는가?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여기면 그 문제에 대해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당연히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우리 땅인데 일본이 백날 저래봤자 못 뺐을 거야라고 여기면 우리는 2000년대를 대표하는 역사왜곡인 고구려와 독도왜곡을 모두 지켜내지 못할 것이다. 일본은 당연하지 않기에 필사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사적인 것과 당연하다는 자신감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이제는 우리도 우리 땅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필사적이어야 한다.

 우리역사를 남의 역사로 배우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한 발만 늦어도 우리가 아무리 독도는 우리 땅이다를 외쳐도 전 세계는 다케시마라고 부르게 된다. 우리는 이런 심각성은 이해를 넘어 억울해 하면서도 그에 대한 수호의식은 새 발의 피에 불구하다. 뜻은 있는데 의지가 없다면 그것은 뜻도 없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없던 의지라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독도는 수천 년간 외로웠다. 동도와 서도 그리고 여러 바위섬들이 조용히 파도와 바람과 대화를 하지만 그래도 그 외로움을 달랠 수는 없었다. 그러다 200년 전, 드디어 독도는 그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들은 행복했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누군가의 이기심으로 얻은 행복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 불편한 행복과 함께 10년 전부터는 본의 아니게 양다리를 걸치게 되었다. 독도는 이제 헷갈려한다. 분명 수백 년간 한국과 함께 살았는데 일본이 자기와 살았다고 한다. 독도는 혼란스럽다. 내가 일본과 같이 산거였나? 이렇게 될 거 차라리 이럴 바엔 외로웠지만 평화롭던 옛날이 그립다. 그는 외로웠던 외롭지 않게 된 외롭고 싶은 독도이다.

by 초령목 2012. 5. 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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