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독도 홍보대사 3기> 한국 홍보 미션.


지난, 5월 8일 영어 담당이신 2학년때 담임선생님께 부탁하여 우리학교 원어민 선생님, Jemma와의 인터뷰를 계획했다. 보통사람에게도 잘 말을 못거는 내가 영어도 못하면서 원어민과 대화를 나누는게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본래 내성적인 나로부터 탈피하고자 망설이고 주저하기전에 일단 지르고 보았다.


 "선생님! Jemma와의 인터뷰 좀 주선해 주십시오. 덤으로 통역도!"


 통역까지 부탁했는데 퇴짜맞을 뻔해서 당장 한수를 무르고 어찌됐든 Jemma와의 인터뷰를 성취할 수 있었다.


사실 인터뷰를 어떻게 진행시켜야 하는가 고민을 많이했다. 아무리 독도홍보대사라는 닉네임을 달고있다지만 그렇다고 얼굴 맞대고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소리칠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래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중간고사 후 개점휴업 상태였던 내 두뇌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Jemma와의 인터뷰 당일 새벽 4시,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내가 영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인터뷰를 진행 시킬 수 있냐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는 영어를 잘 못하지만 남이 하는 영어를 알아들을 수는 있는 수준이라는 것.




▲ 최대한 태연한 척 연기하며 Jemma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나. 그런데 생각보다 떨리지는 않았다.


너도 긴장되고 나도 긴장되고. 하지만 인터뷰를 주도한 것은 나였기에 내게 인터뷰를 첫운을 떼야만 했다. 


Jemma

이승희 선생님

 

Hi, Jemma? 

Long time no see.(지금부터 한글진행)

오, 안녕. 나 지금 굉장히 긴장하고 있어.

저도 긴장되요. 혹시 저를 아세요?

음... 나 너 알것같아.

글쎄요. 저를 안다고요? 작년에 내가 너의 수업을 받았긴 받았는데, 내 생각에 Jemma는 저를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아요.


역시 Jemma는 나를 기억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옆에서 우리 선생님께서 간단하게 나를 소개해주셨다.


Jemma, 그래도 너는 아마 쟤의 별명은 알걸?

별명?

유명한 골프선수를 닮았잖아.

아!

설마.


Tiger Woods!

골퍼 타이거 우즈 이미지

(애초에 계획했던 나의 인사말. Hi! Jemma. Long time no see. I'm Gyeong Hee Lee. Do you remember me? Last year, I took your English lessons interestingly, but i'm sure that you can't remember me. Because I'm shy boy, so I was very very calm and silent at that time.)

여기서 선생님께서 타이거우즈를 언급할 줄이야! 게다가 Jemma까지 그걸 또 이해한다는 듯이 알아들을 줄이야!

얼핏 예전에 누군가가 Jemma선생님에게 나를 설명하기 위해 "쟤는 타이거우즈에요."라고 한 기억은 있는 것 같은데...


어찌됐든 그렇게 나를 희생하면서 인터뷰는 화기해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나는 Jemma에게 작은 부탁을 해보았고, 선생님께서는 흔퀘히 들어주셨다.

 "Excuse me, Could you do me a favor? 

Please speak slowly and use easy word. 

I can't speak English very fluently, and even now, I just communicate with you as using my six sense.(이때 고맙게도 Jemma는 "너 영어 괜찮은데?"라고 하셨다.) 

Ah, I'm worried about grammatical errors in my words, please understand and show your broad generosity"



Jemma

이승희 선생님

 Ok, Let's Go.

솔직히 말해서 나는 Jemma의 이름말고는 아무것도 모른다. 너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줄 수 있어요?

음... 영국에서 왔고, 한국에 온지 2년이 됬어요. 하지만 한국어는 여전히 전혀 할줄 몰라요.(정말 간단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러고보니 한번도 Jemma가 한국어를 하는 것을 본적이 없는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한국어 몇마디를 좀 해주실 수 있나요?

Oh, my god. Umm. 안녕하쎄요. 선쌩님입늬다. 영궄에써 왔쒀이요.

(이때 이승희 선생님과 나는 웃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하. 생각보다 잘하시네요. 한국생활은 만족하죠?

물론이지.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일단은 살짝 간을 보았다. 다행이 내 저질영어를 다 알아들은 듯. 나는 내 영어가 통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기 마음먹었다.



▲ 아, 나 정말 못생겼구나. 내 말하는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제스처까지 섞어가면서 인터뷰에 임했던 것 같다.


Jemma

이승희 선생님

 I'm a VANK. 

아마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너에게 꽤나 문화적으로 낯설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거야. 나는 이제 한국의 참혹한 역사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하거든.

OK.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있어요?

아주 조금. 예를들면 음... King Sejomg, Joseon Dynasty...

그러면 한국이 왜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일본만 만나면 강해주는 줄 아세요?

그건 조금 알아. 옛날에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다는 것?

독일과 일본은 전범국이었다. 독일이 나치를 앞세워 유럽에 상처를 입힌것 처럼 일본은 아시아에게 상처를 입혔다. 한국은 일본에게 처참하게 무너졌고 40년동안 지배를 받아야 했다.

음...


혹시 왜 한국에서는 입학식이 3월 2일인지 아세요?

음... 글쎄.

아니면 왜 한국의 달력에서 3.1이 빨간색으로 색칠되어있는지 알고있으세요?

음.. 그것도 잘 모르겠어.


3.1은 한국이 일본의 지배에 대항하여 대규모 시위를 벌인 날이었다. 일본은 식민지인 한국에 만행을 저질렀고, 우리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예를 들어 마루타라고 불리던 생체 실험, 위안부라 부리는 성노리개 같은.


 그리고 독일은 2차 대전 중 모든 죄를 사죄했던 것으로 알고있다. 

하지만 일본은 사과를 하지 않고있다. 오늘날에는 반일 감정이 조금 사그라드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일본만 만나면 없던 힘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일본은 아직까지도 한국에게 사과를 하지 않고, 오히려 한국의 섬, 독도를, 아 독도를 아세요?

그건 당연히 알지.

OK, 우리는 독도라고 불러요. 리앙쿠르식 암도, 다케시마도 아니라 독도라고. 오히려 한국의 독도를 강탈하려고 하니 우리가 친해질래야 친해질수도, 좋아할래야 좋아할수도 없게되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건대, 진행이 너무 무뎠던 것 같다. Jemma는 고맙게도 꽤나 성실히 답변해준 것 같은데 오히려 Jemma의 답변에 나는 그리 반응하지 않고 내것만 생각한 것 같다. 아...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었어. 그래도 그것에 화를 내지 않고 묵묵히 내말을 들어주었던 Jemma에게 고마워해야겠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생겼다. 사실 우리의 인터뷰시간은 총 20분으로 주어져 있었고, 내가 인터뷰 대본을 제작하는데는 5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그동안 20분은 충분히 채울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치도 못하게... 분량이 부족했다. 내 할말은 다 끝났는데 무려 10분이라는 시간이 남았던 것이다.

다행이 내 사정을 알고 이승희 선생님께서 즉석에서 Jemma에게 질문을 해주었다.


Jemma

이승희 선생님

영국에서도 세계2차대전에 대해서 배워요?

물론. 고등학교 과정에서 세계 2차대전에 대해서 배우고 있어.

그럼 영국에서는 독일에 대해서 악감정을 가지고 있어?

음... 딱히 우리는 독일에 대해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우리는 독일의 사과를 받아들었거든. 물론 축구경기에서 독일과 만나면 죽기 살기로 열심히 응원하겠지.


혹시 일본인을 만나면 우리편을 들어줄 생각이 있어?

(이때 나를 포함해서 Jemma까지 웃었다. 너무 노골적인 질문인 것 같았지만 그래도 궁금하긴 하다.)

하하하. 음... 글쎄 그건 나는 확신할 수 없어. 물론 일본인을 만나면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주장해줄 수는 있지만 만약 그들이 "그건 아니야!"라고 해버린다면 나는 더이상 한국의 편을 들어줄 수 없어. 일단 나는 한국인이 아니라 객관적인 영국인이니까. 그래도 너희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뭐 대충 이런식으로 우리의 인터뷰는 모두 끝났던 것 같다.

인터뷰가 끝나기 전 나는 Jemma에게 감사의 인사로 선물을 주었다.

독도관련 사진집 : 오 예쁘다.

반크 지도(사실 농담을 던졌는데, 영어가 부족해서 잘 끝맺지 못했다. 

"반크의 닉네임은 지도 공장이야, 그래서 많은 지도를... [여기서 영어부족으로 재빨리 넘김])  : 오, 이건 우리집 벽에대 걸어놓을게.

그리고 한국 민속화가 그려진 접이식 부채. : 이거 정말로 필요했던거야! 왜냐하면 여름이 곧 다가오거든! 고마워.

물론 고생하시고 고마운 우리 이승희 선생님에게도 한국의 지도와 부채를 선물로 주었다.



마지막으로 찰칵! 그나저나 나 키가 작긴 정말로 작구나. Jemma와 거의 비슷하네.



이렇게 Jemma와의 인터뷰를 모두 끝마쳤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내가 영어를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내가 조금만 더 준비를 해왔더라면!

이번에 나는 직접적으로 독도에 대해서는 광고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제3자의 입장에서 내가 독도를 강요하면 하면 오히려 거부반응을 일으킬 것같았다.

그래서 나는 조금 우회적인 방법으로 일본이 남긴 한국의 참혹한 역사에 대해서 설명해 주기로 했던것이다.


친구의 관전평으로는. 생각보다 나 잘한단다. 고마워라.

by 초령목 2013. 5. 13. 00:43